막상 정리해서 글을 쓰려고 하니 별로 쓸만한 내용은 없습니다.

쓸말이 없다는 것은 그 만큼 시승느낌이 밋밋하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표현하기가 쉽겠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제 몬데오 2.5와 비교했을 때(특히 차량가격에서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몬데오 2.5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결론을 얻었을까 그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애마에 발생한 여러군데의 사소한 결함을 정비받고자, 토요일 오후에 서비스센터에 입고후 이름도 거창한 파이브헌드레드를 대차받았습니다.

첫 눈에 아따 이놈 무지 크네 란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외관은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몬데오를 많이 부풀려 놓은 모습입니다. 후면은 비교적 깔끔한데, 전면은 어찌 좀 멍해봅니다. 우연히 옆에 주차해 놓은 LS430보다 더 커 보입니다. 저녁에 집사람과 애들을 태우고 시내주행을 해 보았습니다.

실내는 역시 몸집만큼 커서 크기면에서는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하지만 왠지 좀 어설퍼보이긴 합니다. 한마디로 포드냄새(?)가 납니다.

집사람과 애들은 ~ 크다하고 놀랍니다.

운전석에 앉아보면 마치 SUV를 탄 느낌입니다. 옆에 지나가던 산타페를 보며 집사람이 하는 말, 산타페가 원래 저렇게 낮은 차야 합니다. 저도 옆을 보니 이차 정말 높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전면시야는 넓고 좋습니다. 시내주행시는 아주 좋았습니다. 커다란 몸체에 비해 힘있고 부드러운 주행과 비교적 괜찮은 제동력등이 ! 마음에 드는 데~~ 하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다음날(일요일) 아침일찍 모처럼 애들과 함께 에버랜드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전주에서 용인까지 2시간목표로 달렸습니다. 일요일 아침시간이라서인지 고속도로가 한가해서 파이브헌드레드의 솜씨를 좀 보고자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150정도에서 항속주행을 해도 RPM이 2800정도 입니다. 치고나가는 것과 고속에서의 제동력도 괜찮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뒷좌석에 있는 애들이 멀미를 하기 시작합니다. 옆에 탄 집사람도 어지럽고 속이 울렁울렁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하체가 단단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물렁해서 나타나는 증상인 것 같습니다. 고속과 코너에서 어딘지 모르는 불안감은 운전자로 하여금 이젠 그만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파이브헌드레드, 약간 기대했었는 데, 조금은 실망스럽습니다.

제 스타일의 차는 아닌 것 같습니다. 나이 좀 지긋이 드시고 젊잖은 운전을 하시며 가족용의 큰 세단이 필요한 분들에게 적합할 것 같습니다.

물론 3천만원 후반대에서 이렇게 뽀대 좋은 놈을 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만.. 달리는 것을 좀 좋아하신다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할 듯도 싶습니다.

 

PS) 이틀간의 시승을 통해서 역시 차량선택시는 다른이의 시승소감도 중요하지만, 나만의 시승느낌이 꼭 필요함을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