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골프 R32
 
아직 권영주씨께서도 언급이 없는 상황인데 제가 먼저 선수치며 글을 남깁니다.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골프 R32 를 마음껏 타보는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모터쇼와 사진으로만 동경하던 골프 R32, 이날 VW의 다른차들도 일렬로 쭉 늘어서
있었으나 R32 뒤에서 빛나는 후광과 이글이글 타오르는 전투력이 느껴지며 
다른 VW 차들은 잠시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제 취향의 스포크가 많은 18인치 휠과 타이어 그 속으로 13인치는 족히 넘어보이는 브레이크
디스크, 4점식 벨트를 위한 홈과 R32의 로고가 박힌 가죽 버켓시트, 그리고 가운데로 모아져
박력있는 소리를 내던 듀얼 머플러 등등 ....
 
R32 3도어 DSG는 물론 5도어 6단 수동 R32 까지...
 
 
스피드웨이
 
며칠 전, 클릭 제7전에 참가했었고 이 때문에 스피드웨이에서 연습을 해왔던 지라 그날 오셨던
다른 분들에 비해 스피드웨이의 라인에 익숙한 상태였습니다. (여기 계신 클리거들이 보시면
비웃지 마시고요...)
 
골프라는 작은 차체에 가볍게 튀어나가기 보다는 넉넉한 파워로 쭉쭉 치고 나갔던 가속력은
TT 3.2 DSG 콰트로 감각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움직임은 컴팩트한 짧은 차체의 일체로
움직이는 또 다른 핫해치백의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먼저 스티어링을 잡은건 DSG 3도어...기어를 수동 모드로 놓고 두손으로 꼭 스티어링을 잡고
뒤에 달린 패들로 변속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른쪽 패들은 업, 왼쪽은 다운.
 
DSG의 변속은 확실히 수동만큼 빠릅니다. 실력탓이겠지만 5도어 6단 수동 R32 의 경우 
스피드웨이에서 약간의 적응 랩이 필요했지만 DSG의 경우 정확한 rpm 보정이 보장되어 
힐앤토의 부담감이 없었기에 첫 랩부터 빠르고 안정되게 밀어붙일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동의 경우 정지한 후에 1단으로 액셀을 툭툭칠때마다 고개가 뒤로 확확 꺾이지만
DSG는 정지 후 가속할때 수동에 비해 약간 더딘감이 있습니다.
 
 
클릭R 과 비교하는 것이 좀 그렇지만... 클릭R의 경우 대부분이 2단과 3단으로 스피드웨이
코스를 모두 커버하지만 R32 의 경우 수동이나 DSG (각각 기어비는 틀리지만) 모두 좁은
기어비에 넘치는 파워로 대부분의 코너를 3단으로 커버가 가능하고 짧은 직선로에서도
4단 시속 160-170km 부근까지 도달했었던걸로 기억됩니다. (자세히는...)
 
오바스피드...
 
한번은 직선로에 진입하면서 앞쪽에 두대를 한꺼번에 추월하였고 ... 덕분에 브레이킹 포인트를
놓치며 오바스피드로 크게 도는 1코너를 진입... 다행히도 첫번째 안쪽 CP 까지는 무사히 치고
지나갔지만 ...달려오던 탄력에 의해 라인을 따라 바깥쪽으로 점점 붙으며 연석을 밟는데 이제는
라인을 벗어나 풀밭으로 돌진할꺼 같습니다. 
 
순간적으로 코스 안쪽으로 들어오기 위해 스티어링을 더 꺾자 뒤가 흐르기 시작하며
식은땀도 함께 흐릅니다. 음...으! 
 
놀란 마음을 가다듬고 카운터를 '이빠이' 치자 이번에는 다시 반대로 돕니다 ! 다시 반대 카운터...
 
60도 정도까지 돈거 같은데 다행히도 두세번 휘청거리며 자세를 가다듬고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다시 내달렸습니다.  사실 다른 차 같았으면 스핀했을 거라 생각되었는데 
4륜구동 덕분인지 제법 늦게 들어갔던 카운터에도 반응하며 스핀을 막아 주었습니다.
 
 
코너링...
 
CP를 찍고 스티어링을 꺾으며 코너를 탈출하면서 약간의 언더스티어가 날때 클릭R 연습대로
'쏘잉'을 시도합니다. 근데 이넘은 스티어링을 풀었다가 바로 직선으로 놓는 순간 바로 그립이
살면서 앞으로 튀어나갑니다. 
 
FF에 비해 코너를 탈출하며 언더스티어가 날 때는 쏘잉으로 꺾어주는 스티어링의 각이 적고
한두번의 동작으로도 빨리 그립을 찾습니다. 비록 프론트 헤비로 앞타이어가 언더스티어로
그립을 잃는 상황에서도 가속 패달을 밟아 무게를 뒤로 이동시키면 여전히 살아있는 뒷바퀴에
더 많은 그립을 주면서 빠른 탈출이 가능합니다.
 
이것은 짜증나는 FF 의 언더스티어와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며 컨트롤해야하는 FR 의
오버스티어와는 4륜구동 스포츠카만의 또 다른 느낌으로 쉽게 제어가 가능하면서 
빠르게 탈출이 가능합니다.
 
브레이크와 타이어의 성능 역시 고성능 R32 를 잘 따라주며 몇 시간동안 계속된 가혹한
서킷 주행후에도 브레이크가 밀리거나 타이어가 락이 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용인에 그리 익숙하지 않으셨다던 마스터님이 운전하셨던 페트롤카 파삿 역시 레코드 라인을
유지하며 빠르게 달리더군요...덕분에 저 역시 R32 를 '빡시게' 몰려 따라갔습니다.
 
하지만 250 마력의 최고시속 250km을 자랑하는 R32 의 성능에 비해 스피드웨이가 좁게
느껴진건 저만의 생각이 아니였을꺼라 생각됩니다. 
 
골프 R32 와 골프 GT 등등 를 빡시게 몰아봤다는 기쁨이 아직도 가시지 않아 어제 처음,
정식으로 마스터님과 인사를 나누었다는 기쁨은 뒷전입니다. ^^
 
 
Beyond the Limit....
ZZW30
 
나머지 차들은 마스터님의 글을 기대하세요...

운전하느냐 디카도 못 찍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