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에 싼타페 시승을 하고 왔습니다.

김민욱님이 아래 자세한 시승기를 써 주셨지만,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허겁지겁 시승하느라 그레이드가 어떻게 되는지도 확인을 못했습니다.

시승 후엔 확인할 시간이 있었지만, TG 3.3 시승에 맘이 급해서리..^^

나중에 확인해 보니, 사양으로 봐선 풀옵션인 SLX인 것 같습니다.  

 

 

 먼저 외관은 제 개인적으로는 괜챦다고 생각합니다.


스파이샷을 봤을 때부터 과연 이 디자인으로 나올까 싶을 정도로 과감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좀 과감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탓에~^^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프론트 마스크인데요.


헤드램프 처리도 괜챦지만, 범퍼 하단의 에어댐부분을 일체화시킨 것이 멋있습니다. 

제법 공격적인 처리인데, 이제 흉물스런 범퍼가드를 하시는 분은 거의 없으리라 믿습니다.


전면에 비해 측면과 후면은 좀 심심한 감이 듭니다.


전반적으로 무난하다고 생각되고, 테일게이트의 도어 그립은 전대 싼타페의 유산인 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적인 디자인 큐하고는 너무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검은색 시승차도 괜챦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하늘색이 참 이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승차는 18인치휠을 장착하고 있었는데, 최근 현대 차의 휠디자인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듯 싶습니다.

노플렌지 타입이고 멋 있긴 한데, 카이런이나 엑티언과 마찬가지로 18인치 휠까지 필요할까에는 좀 의문이 듭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인데...

 

 실내 인테리어는 최근의 현대차답게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입니다.

마무리 역시 흠잡을 데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폭이 넓어진 차답게 에어벤트를 분리식으로 처리해 놓고, 오디오를 윗쪽에, 공조장치를 아랫쪽에 배치해 놓았습니다.

후에 시승한 TG에 비해서 싼타페의 공조장치가 훨씬 직관적으로 쓰기가 쉽더군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좋은 디자인이라 생각되지만, 우드그레인은 좀 배제하던지, 아님 진짜 나무로 만들어주던지 했음 좋겠습니다.


이제 국산차에 붙은 플래스틱 우드그레인이 지겨워 지는군요.

쏘나타 F24S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가죽시트는 빨강색 스티치로 마감되어 있었습니다.


실내공간을 눈여겨 살펴보진 않았지만, 기존 싼타페에 비해서는 훨씬 넓다는 것을 누구라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을 듯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싼타페라는 이름을 계속 쓰곤 있지만, 사실 후속모델이라기보다는 최소한 반급에서 한급 정도는 상향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내폭에서는 수치상으론 모르겠지만, 이전 싼타페뿐만 아니라 쏘렌토나 카이런, 렉스턴에 비해서도 더 넓은 인상이고, 전반적인 실내 크기도 이들 차보다 넓으면 넓었지 좁지는 않은 인상이었습니다.

 

오늘 제가 첫 시승자인 관계로 시동을 걸고 예열을 시켰습니다.


처음 시동을 걸 때의 느낌은 역시 디젤차다웠습니다. 

진동도 있고, 소음도 제법 있구요.


아이들링이 좀 잦아들어도 소음과 진동은 좀 있는 편입니다. 

더구나 오른 쪽 뒷자리에서는 시승차만의 문제이겠지만, 아이들링 시에는 이상한 진동소음이 있더군요.

예열이 된 후에도 정차 중에는 이 소음이 지속적으로 들려왔습니다.

제가 커먼레일 디젤차 경험이 많지 않아서 정확한 비교는 될 지 모르겠습니다.

암튼, NVH는 시끄럽지는 않지만,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디젤차의 넘치는 토크를 기대하며 시승에 나섰건만, 초기 가속은 다소 굼뜬 편입니다.

답답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여유 있는 편이 아닙니다.

발진가속에서는 여전히 2.0리터급 중형차 따라잡기가 쉽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TG보다도 200kg 무거운 차에 폭발적인 가속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2.2리터 커먼레일 VGT엔진은 베이스 엔진으로는 무난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과연 현대가 왜 2.5리터 엔진도 있음에도 새로 개발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현대 정도의 메이커가 유로4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은 아닐 것 같고..

전반적인 동력성능은 2.7리터 카이런에 비해서 수치만큼이나 차이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엑셀레이터를 밟아서 스로틀이 열리는 단계에서는 낮은 rpm에서도 소음이 제법 있었습니다.

요즘의 디젤차답게 고속으로 밟는다고 해서 소음의 증가가 심해지지는 않지만, 가솔린 엔진에 익숙한 사람에겐 여전히 시끄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의외로 제게는 2.2리터 엔진의 토크밴드가 상당히 좁다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5단 변속기이기에 정속주행을 하면, 시속 60km 정도의 영역에서도 5단으로 낮추어져 있는데, 이 정도 영역에서 가속을 하면, 미션반응도 좀 느리긴 하지만, 저rpm에서의 토크부족도 분명 느껴집니다.

대략 2000~2500rpm정도에서는 토크가 상당해서 디젤 차 특유의 확 끌어당기는 뿌듯한 토크감을 느낄 수 있지만, 역시 그 영역이 좁기 때문에 꾸준한 가속감을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변속기는 충격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고, 최근의 현대차답게 수동변속시 과거보다 훨씬 빠른 반응을 보이긴 하지만, TCU의 변속로직은 연비와 컴포트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정속으로 시속 60km로 달리다 100km까지 가속을 해보면, 꽤 답답한 반응을 보이는데, 이 때 수동으로 돌려넣고 보면 그 구간을 거의 4단으로 커버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스킵쉬프트 기능도 있을텐데, 급가속 시에는 3단부터 걸리게 해야 충분한 가속성능을 끌어 올릴텐데요..

이런 점에서는 카이런의 벤츠제 5단 AT에 비하면 아직 좀 부족하다는 인상이 듭니다.

 

 대략 시속 100km에서 제 미오138 네비게이션으로 실측해 보면 시속 95-96km정도가 나옵니다.

속도계의 오차가 별로 크지 않다는 뜻이지요.

최고속은 시속 160km를 살짝 넘겨 봤는데(네비게이션 상 155km/h), 고속에서도 특별히 불안함을 느낄 수 없었던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랫만에 SUV를 타서인지, 싼타페의 히팅 포지션이 매우 높게 느껴져서 시승내내 위화감을 느꼈음에도 의외로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우수했습니다.

카이런도 우수했지만, 카이런이 시종일관 타이트한 승차감인데 반하여, 싼타페는 대개의 한국인들이 선호할만큼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여주면서도,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좋아서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드러운 세팅임에도 써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하고, 예전 현대차와는 달리 빠른 시간에 다잡는 모습에서 현대차의 현가장치 세팅에 대한 노하우가 상당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동력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무난하고 부족함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썬루프는 부드러운 작동감에 원터치 기능까지 맘에 들긴 했지만, 오히려 제 느낌엔 좀 오픈범위는 인슬라이딩 타입치고는 좀 좁지 않나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막상 글을 써 놓고 나니 그리 좋지 않게 써놓은 느낌이 드네요.

하지만, 싼타페는 비싸지긴 했지만, 실제 싼타페의 후속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아니라면, 2.2리터라는 애매한 배기량으로 내놓을 엄두가 나지 않을만큼 차는 커지고, 고급스러워졌습니다.

다만, 고급형에는 단일 엔진이 아닌, 좀 더 출력이 큰 엔진이 얹혔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데, 쏘렌토와의 시장간섭을 배려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런 SUV 취향이 아니고, 만약 선택해야 한다면, 삽자루인지 청바지 뒷주머니인지 알 수 없는 뒷 테일램프 디자인을 꾹 참고 카이런으로 갈 것 같습니다만..

넓은 실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우수한 승차감 등 싼타페가 시장에서 성공할 만한 요인이 더 많게 느껴집니다.

최근의 현대차 1-2차종이 아닌, 출시되는 모델마다 평균 이상의 차량을 개발하여 시판하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이제는 세계적인 차들과의 경쟁력이 충분한 회사가 되었다는 점에서 가슴 뿌듯해짐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