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가 추구하는 다이나믹함과 스포티성은 G35쿠페, M45, F45 이렇게 3모델이 대표주자입니다.
렉서스조차 다이나믹함을 표방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인피니티 입장에서는 일본 럭셔리 스포티 브랜드로서 뭔가 차별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입니다.
 

일본에서는 닛산 Fuga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데, 일본에서 Fuga를 보고 디자인이 아주 맘에 들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근데 SM5, 7이 등장하는 바람에 M45의 신선한 디자인이 조금 반감된 것도 사실입니다.
 

19인치 245/40.19라는 과감한 타이어 선택은 M45가 고루하고 평범한 주행이 아니라 지향하는 바가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88도로에서는 노면을 좀 많이 타는 편이지만 댐퍼가 19인치 타이어를 잘 받쳐주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후방 카매라는 후진기어를 넣었을 때 실내 모니터를 통해서 후방을 볼 수 있는데, 상황을 완전히 눈으로 볼 수 있기는 하지만 경고음과 함께 하면 좀 더 편리할 것 같았습니다.
 

뒷좌석에서 앞좌석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뒷좌석에는 벤틸레이션만 되어있을 뿐 따로 온도를 조절할 수는 없습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비교적 조작하기 편리하도록 친절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트도 맘에 들고, 생각보다 덜 미끄러웠지만 뒷좌석의 어깨선이 조금 더 높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차피 헤드레스트와 어깨선이 겹치는 부분이 어느정도 있기 때문에 요즘 추세대로 조금 높게 설정해도 무리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창문이 자동으로 내려가지만 모든 창문이 자동으로 올라오지 않습니다.
요즘의 우리나라 정서에는 전혀 맞지 않는 구성이고, 윈도우 스위치의 감성 조작성이 M시리즈의 마켓 포지션을 고려했을 때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엔진룸이 너무 깔끔해서 맘에 들었습니다.
실내의 구성과 조립감보다 엔진룸에 더 많은 공을 들인 것 같았습니다.
338마력의 최대출력과 47kg의 최대토크는 이차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큰 가치를 선사합니다.
 

연료소모율을 모니터할 수 있는데, 화면의 디스플레이가 시원시원하고 헛갈리지 않았던 점이 좋았습니다.
 

눈부심 방지 룸미러가 빠져있는 것은 전적으로 북미사양의 폐단중 하나입니다.
일본과 한국에서 기본으로 생각하는 여러가지 옵션들이 북미사양 모델에는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M45는 출발부터 경쾌했습니다.
큰 배기량에 단단한 하체 그리고 자동변속기가 힘을 제대로 전달해줄 수 있다면 일단 300마력 오버 스포츠 세단으로서는 합격점입니다.
엔진음이 조용하다는 것은 별다른 감성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일본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의 성향을 120%고려해 엔진음을 즐기는 기회를 제공하진 않았습니다.
 
고속화도로에 올리기 위해 돌아나가는 고속코너가 가능한 램프에서 솔직히 기대이상의 코너링에 놀랐습니다.
차가 기울어지는 정도와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는 포인트, 타이어가 미끄러질 때의 점진성 등을 고려했을 때 M시리지는 G보다 훨씬 강력한 바디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을 정도로 차대가 단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코너를 탈출해서 보여준 가속력도 물론 필요충분 이상의 감각이었고, 직선으로 속도가 상승하여 242km/h를 가르킬 때 속도 제한기가 작동합니다.
김이 빠지는 순간이지만 250도 아니고 242라는 숫자가 좀 이해가 안되지만 1.6으로 나누어보면 150마일에 리미트를 걸어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단 5400rpm이고, 4단 레드존까지 홀드한체 속도를 올리면 점령되는 구간입니다.
D레인지 풀쓰로틀일 때는 4단 레드존까지 치기 전 220km/h정도에서 5단으로 넘겨줍니다.
고속코너에서 바운싱을 칠 때 G35쿠페가 착지하면서 좌우로 조금 큰 동작으로 기우뚱했던 기억을 되살리면 M45는 착지하면서 거의 평형을 이루면서 버팁니다.
 
기초 세팅이 상당히 고속지향적이면서도 승차감에서 그다지 손해를 보지 않는 비결은 차대강성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시승차가 브레이크 디스크가 살짝 휘어있어서 제동은 그리 깔끔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제동능력을 파악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주행능력으로 보면 M45는 G35쿠페가 보여주지 못한 것을 오히려 확실하게 보여주는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이 일본차 특유의 친절함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사실 사양을 결정할 때 자유도가 떨어졌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저도 제품기획쪽일을 하기 때문에 북미사양을 가져올 때 한국시장의 평균적인 equipment level이 무척이나 높은 것으로 인한 고민이 많다는 것을 잘 이해합니다.
 
파워윈도우 문제나 조광룸미러등의 옵션은 M45가 위치한 가격대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실내 질감과 조립품질에서도 렉서스에 견주기는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체인지레버를 좌우로 움직이면 주변 커버가 좌우로 살짝 함께 움직입니다.
 
닛산이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에 너무 많은 역량을 쏟아붓느라고 실내 조립품질에 약간 신경을 덜 쓴 흔적을 찾는 것을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M45는 기대했던 것보다 우수한 주행능력과 강성에 만족했던 차입니다.
시장에서 차를 판단할 때는 그 이외의 것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긴 하지만 투여된 기술수준이 드라이빙을 통해 표현되는 부분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본차가 빠진 딜레마는 독일차에 범접하는 수치적 성능과 데이터로 무장했지만 여전히 감성이 약하고 메이커별로 칼로 무짜르듯한 구분이 명확치 않다는 점일 것입니다.
일본 스포츠 모델들이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스포츠 캐릭터를 추구하는 유저들 중 독일차로 향하는 고객의 발길을 잡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성능과 데이터가 아니라 주행 아이덴티티와 고유의 주행특성일 것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