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vo의 최강버젼 S60R을 태백 서킷에서 시승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94년 미국에 있을 때 82년형 후륜구동 240DL을 소유한 적이 있어서 볼보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애착이 있습니다.
 

300마력의 최고출력에 전자댐퍼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스프링과 머플러만 교체한 상태입니다.
 

 

앞뒤 브램보 4피스톤 캘리퍼와 특이한 모양의 디스크 로터가 이체롭고, 제동능력은 300마력을 다스리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푹신한 소파를 연상시키는 시트는 야구글로브 색깔이어서 좀 더 특별한 분위기였으며, 센터패시아 상단에 댐퍼 세팅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Normal, Sport, Advance의 순으로 Advance가 가장 하드한 세팅입니다.
 
 

 

 

 

5단 자동변속기는 3단과 4단의 거리가 먼 것이 큰 특징입니다.
때문에 태백 서킷에서 고속으로 내달리게 되는 직선 구간과 4번 직전 구간에서 4단 변속 후 탄력을 잃어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5기통 고압 터보엔진은 회전상승 느낌이 묵직하고 회전에 큰 힘이 실려있으며, 일반 볼보 터보 엔진 모델과는 확연히 다른 가속감을 선사합니다.
 

제트기를 연상시키는 배기음은 고압 터보 엔진이 시원하게 뚫린 머플러를 만났을 때 가능합니다.
NA엔진으로는 연출이 불가능한 '쉬쉬쉬이이이'하는 음색이 태백의 산자락을 울렸지만 실내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서킷에서 만난 S60R은 볼보의 본격 스포츠 모델로서 첫번째는 아닙니다.
이미 850 T5R이라는 DTM사양을 양산했던 적이 있었고, 국내에도 2대인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왜건으로 DTM에 참가했을 정도로 볼보 역시 왜건에 애착이 많은 브랜드이고, 한때는 레이스에 심취했었습니다.
 
S60R은 이미 여러차례 타본 S60모델을 베이스로 했지만 베이스 모델의 주행감각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숙련된 주행감각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시승의 최종소감입니다.
 
시원스럽게 뻗는 속도와 순정치고 상당히 전투적으로 세팅되어 있는 댐퍼압 그리고 코너에서 S60R이 보여줄 수 있는 평형감각은 일반 스포츠 세단의 수준을 한참 넘어서고 있습니다.
 
직선에서 190을 약간 상회하는 속도까지 도달할 수 있는데, 엔진출력을 고려하면 조금 더 나와야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다만 미리도 살짝 언급했듯이 5단 자동변속기의 기어비 세팅은 고속서킷에는 전혀 맞지 않는 배합이다보니 약간 손해를 보는 것도 사실입니다.
 
140km/h부근에서 4단으로 넘어가면 rpm은 4500rpm까지 떨어집니다.
그만큼 3단과 4단의 간격이 멀기 때문이지요.
3단에서 4단으로 바톤을 넘겨주면 한동안 속도계의 급상승이 멎어버리는 느낌입니다.
때문에 마지막 코너를 잘달리는 앞차와 함께 빠져나와서 거리를 좁히다가도 4단에 들어가면 거리는 전혀 좁혀지지 않고, 1번 코너 진입 직전에 탄력을 받아 추월이 가능하게 됩니다.
 
때문에 직선에서 7,8km/h정도 손해를 보는 근본 이유는 3단과 4단의 간격이 가장 주요인입니다.
변속기가 아주 정직한 자동변속기이기 때문에 레드존에 닿아도 시프트 업이 진행이 안됩니다.
때문에 타이밍을 놓쳐서 레드존에 걸려 rev limiter의 방해를 받은 후 시프트 업을 하면 탄력이 한동안 죽기 때문에 처음 몇 랩은 변속기에 익숙해지는데 소비했습니다.
 
코너에서의 느낌은 언더스티어 세팅이기 때문에 후륜의 액셀 off로 후륜의 테일 아웃을 만드는 동작이 잘 통하지 않지만 워낙 4바퀴가 가진 접지력이 높기 때문에 코너를 진입하는 속도와 코너에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풀가속으로 빠져나오는 실력이 상당수준입니다.
 
4륜의 배분 느낌은 안정성을 고려하여서인지 턴인할 때 순간적으로 전륜의 힘이 빠지면서 뒤로 토스하느 느낌은 적습니다.
액셀 on off로 만들 수 있는 요잉의 양이 적기 때문에 코너 진입전에 정교하게 꽂아넣지 않으면 가속패달의 가감으로 즉흥적으로 라인을 수정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강력한 제동능력은 좋지만 풀브레이킹시 패달의 리니어한 감각 즉 강하게 밟은 상태에서 살짝 놓고 살짝 더 밟으면서 컨트롤 할 때의 정교함은 약간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제동능력과 급제동중 밸런스는 최고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로 안정된 자세를 연출합니다.
 
안정된 세팅과 탄탄한 코너링 감각은 짧은 기어비의 수동 6단이라면 훨씬 돋보였을 것 같습니다.
 
볼보 S60R을 타면서, 상당한 수준의 기술과 세팅노하우가 투입되었는데, 그렇게 값진 노하우가 S60R에만 너무 집중되었다는 것이 좀 아쉽습니다.
S60R은 여전히 볼보가 모터스포츠에 미련이 강하게 남아있고, 써먹을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볼보가 포드 산하에서 파이넨스적으로 지원을 받는다하더라도 R&D에서 독립을 하지 않으면 예전만큼 강한 볼보의 아이덴티티를 되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차기 S60R이나 혹은 언젠가 나왔으면 하는 S40R과 같은 제품이 나온다면 수동이 아닌 경우 DSG나 SMG와 같은 스포츠 오토매틱이 없이는 스포츠 모델로서 시장에서 앞으로 점점 힘들어질 것입니다.
문제는 포드에서 볼보가 추구하는 방향과 기술적 수준을 갖춰주기 위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애착이 있느냐일 것입니다.
 
S60R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고, 훨씬 더 소유의 가치가 있는 차였습니다.
이렇게 멋진 모델이 볼보에서 좀 더 자주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서킷이 아닌 공도에서의 시승도 기대해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