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동차 글쟁이 류청희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려봅니다. ^^


엊그제 모 자동차 매체 시승을 나갔다가 재미를 좀 봤습니다.

(일이 일이다보니 이런 글 올리는 게 좀 망설여지긴 합니다만...)

매체에 시승기를 쓸 차가 있었고, 그렇지 않은 차가 있었는데

둘 다 AWD를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은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스바루 아웃백 3.6R, 다른 하나는 BMW X3 xDrive20d였습니다.


시승 중 잠깐 비는 시간을 이용해 눈밭에서 차를 이리저리 돌려봤지요.

(촬영할 여건이 안되어 인증샷이나 동영상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어차피 차를 돌려야 하니 두 차 모두 얌전히 ESP를 껐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두 차의 타이어였습니다.

스바루 아웃백 3.6R의 타이어는 컨티넨탈 컨티프로컨택,

BMW X3 xDrive20d의 타이어는 피렐리 신투라토 P7입니다.

전자는 전천후 4계절 타이어,

후자는 UHP 성격(이라곤 하지만 승차감을 많이 고려한)의 타이어지요.


요즘의 주행환경이나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전자의 조합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X3의 경우에는 BMWK에서

'눈 오면 시승 연기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우려를 했다고 하는군요.


어쨌든, 비교적 눈이 고르게 쌓이고 다져진 같은 장소에서

두 차를 가볍게 집어 던져 봤습니다.


먼저 던진 것은 BMW X3 xDrive20d였습니다.


음...

오호...

후후후....


이거 완전 장난감이잖아!


단순하게 원돌이를 한 것이 아니고 연속 S자 라인을 그리며 도는데,

뒤가 아주 깔끔하게 날아다닙니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가벼운 스티어링 휠과 액셀러레이터 컨트롤 만으로

쉽게 원하는 라인을 잡아 나갈 수 있습니다.

노면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타이어는

오히려 매끄러운 움직임에 도움을 줍니다.

머리 속에서 묘한 흐뭇함이 짜르르... 흐릅니다.

이런 식으로도 타이어 궁합이 맞을 수 있구나...

자연스럽게 얼굴에는 미소가 번지고,

차에서 내릴 때에는 저도 모르게 낄낄대고 있었습니다.


이제 스바루 아웃백 3.6R로 갈아탑니다.


엄...

음...

흐흐.


비슷한 라인으로 차를 돌리려는데,

요거, X3 xDrive20d보다 상대적으로 묵직하게 움직입니다.

전에 일반 도로나 비포장 도로에서 달려봤을 때와

감각적인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콘트롤... 좋습니다.

구동계 특성도 그렇고 타이어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X3 xDrive20d보다 늦게 미끄러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접지력을 빨리 되찾기 때문에

비슷하게 차를 날리려니 자연스럽게 액셀러레이터를 격하게 조작하게 됩니다.

그냥... 콱콱 밟아주는 거죠.

같은 라인을 그리려면

X3 xDrive20d보다 세 배 정도는 과장되게 조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얘는 더 조져야 돼!'였습니다.

차를 몰고 그대로 홋카이도나 핀란드를 향해 달리고 싶어지더군요.


10분 남짓 짧게 가지고 놀았습니다만,

올 겨울 들어 가장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AWD 특성, 주행목적에 따른 타이어와 노면의 오묘한 조화도 흥미로웠구요.

겨울에라도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이 주변에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물론 갖고 놀 수 있는 차를 갖는 것이 우선이어야겠지만 말이죠.


재미있는 시승기회를 주신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 코리아와

BMW 코리아 및 스바루 코리아에 감사드립니다.

히히.